[아침을 열며] 홈바가 아닌 발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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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경 (호산대 총장)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려면 평소 바른 자세가 중요
몸은 만들면서 사는 것 무용을 하면 자세까지 교정
발레바 하나만으로도 충분


30년이란 세월은 얼마만큼 긴 시간일까? 그 시간은 젊은이를 노인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집안 밖의 문화 환경도 엄청나게 바꾸어놓는다. 아파트 붐과 함께 실내 장식으로 홈바 설치를 권하던 때가 있었다. 오늘 나는 건강한 몸을 위한 발레바를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을 골격근이라 한다. 근육세포는 길이가 길쭉해서 근섬유라고도 하는데 그 하는 일은 수축과 이완이다. 많은 근육세포가 모여서 근육이 되며 인체의 모든 움직임에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자세를 유지할 때도 여러 근육 간의 미세한 조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차의 정확한 구조나 원리를 몰라도 차를 잘 운전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몸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개 마흔이 넘으면 노화가 겉으로 드러날 정도며, 우리는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을 아프지 않고 살아야 한다.

가장 쉽게 내 경우를 예로 들어 본다. 소아과 의사로 책상에 늘 앉아만 지냈더니 마흔 중반에 드디어 심한 요통이 찾아왔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운동과 몸 관리에 시간을 투자하지만, 그 시절은 그렇지 못했다. 정형외과, 물리치료, 지압, 카이로프랙틱, 통증클리닉, 안 해본 게 없었다. 지금와서 보아도 바른 자세를 하고 나았다던 후배 의사의 말과 바른 자세로 운동하라던 신경외과 의사의 말이 가장 올바른 처방이었다.

그렇다면 바른 자세란 어떤 자세를 말하며, 어떻게 하면 바른 자세를 몸에 익힐 수 있을까?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해부생리학 강의를 할 때 직접 자신의 관절을 움직여보고 근육들을 만져보게 했다. 쉬는 시간이면 일어서서 큰 동작과 작은 동작, 빠른 동작과 느린 동작 등의 스트레칭도 하고 간단한 무용도 하곤 했다. 그렇게 강의를 진행하니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소아과 의사를 하면서 얻은 병을 해부생리학 강의 덕분에 치료했다고 할까? 강의 때문인지 모르지만, 요가를 시작했고 그 후에 궁중무까지 배우게 됐다. 전통무용학원이라고 해서 발레바가 없는 건 아니다. 뻣뻣한 내 몸을 교정하기 위해 선생님은 발레바에서 스트레칭을 시키고, 느린 산조에 맞춘 작품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나는 그 춤을 명상춤이라 부른다.

요즈음 내가 찾는 필라테스 교실은 20대 여성들로 북적인다. 여름이 되기 전에 아랫배를 집어넣고, 팔을 가늘게 만들겠다니 얼마나 똘똘한 이들인가! 그런데 기다리느라 매트에 앉아있을 땐 등이 구부정하다. 말을 해줄까 하다가 선생티 낸다 할까봐 관두었다. 목, 어깨, 등, 즉 몸의 중심축은 자세에서 제일 중요하다.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앉아 있을 때도 바른 자세를 늘 의식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몸이 기억하면서 절로 바르게 만들어진다. 바른 자세를 익히는 방법은 벽에 기대어 연습하는 것이다. 가슴은 앞으로 내밀면서 들어올리고 꼬리뼈는 뒤로 내민다. 정수리 위에 실이 매달려 천장으로 몸을 들어올리고 있다고 상상한다. 아랫배는 1㎝ 정도 안으로 끌어당긴다.

몸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면서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이나 무용은 노후를 위해 은행에 예금하듯이 몸에 예금하는 것과 같다. 운동과 무용의 차이점이라면 운동을 할 때는 잘못된 자세로 하면서도 본인이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거울 앞에서 하는 무용은 날이 갈수록 눈이 예리해지면서 자세가 고쳐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용은 수백 개의 모든 근육을 다 쓸 수 있다. 이 세상에 같은 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무용은 유연성을 길러주고 음악과 함께 즐긴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잔잔한 피아노곡을 틀어놓고 발레바에 한쪽 다리를 올린 다음,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 본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발레바 하나만으로도 명상춤 같은 작품 하나를 만들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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