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느림보 도서관 ‘퀵’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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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걸리던 신간대출 이틀이면 내손안에
 ‘도서관입니다. 신청한 책이 도착했으니 대출하기 바랍니다.’ 경북 경산1대학(옛 경동정보대) 컴퓨터정보기술과 2학년 이은지 씨(21·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도서관으로 달려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대출했다. 책을 신청한 지 이틀 만에 손에 넣은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이 씨는 “도서관에 가니 내가 신청한 책이라는 메모와 함께 책이 도착해 있어 정말 반가웠다”며 “언제 읽어도 상관없는 책도 있지만 신간 같은 경우는 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손에 쥐어야 좋다”고 말했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도서관에 없는 책을 구입해 달라고 신청하면 대체로 2주에서 한 달가량 걸린다. 경산1대학도 지난해 4월까지는 다른 도서관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해 5월부터 ‘희망도서 원스톱 대출서비스’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대출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학생이 필요한 책을 원할 때 최대한 빨리 볼 수 있도록 학교 행정을 바꾸고 인터넷 주문과 택배 서비스를 적극 활용했다. 이 세 가지 조건 가운데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한문식 도서관장(55)은 “연구에 급히 필요한 책을 신청하니 열흘 이상 걸려서 무엇 때문인지 고민하게 됐다”며 “교수가 연구를 하든, 학생이 공부를 하든 가능한 한 빨리 자료(책)가 제공되지 못하면 도서관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도서관 행정에 기업이 고객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원리를 도입했다. 도서관에서 신간을 신청하면 대학 경리부서에서 일정 기간 후 한꺼번에 모아 신청하는 관행을 바꿔 도서관에서 구입비용을 바로 처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것이 서점에서 필요한 책을 바로 구입하는 것과 거의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도서관 책은 학교 재산이라기보다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이 주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도서관 대출 시스템이 고객인 학생 위주가 아니라 행정 편의적으로 운영됐다는 것이다. 그는 29일 경남 창원시에서 한국도서관협회 주최로 열리는 전국도서관대회에서 이 시스템을 도서관 경영 우수사례로 발표한다.


  이 대출 시스템으로 구입하는 책은 월평균 100여 권.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기는 이 대학 박소경 총장(58·여)은 틈틈이 도서관에 들러 학생들이 어떤 책을 신청하는지 살펴본다. 박 총장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책을 신청하는 것을 보면 학생들이 어디에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다”며 “도서관 행정을 바꾸니 책을 가까이 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 대학 가을축제의 주제가 ‘책’인 것도 이런 분위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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